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육아의 스트레스 요인

Econoim 2018. 9. 7. 02:53
내 맘대로 되는게 없다.

모든 일이 중간에 끊긴다. 회사다니면 밥먹다가 화장실가다가 이런건 맘대로 되잖아..

내가 잘하는 게 아닌데 새로운 걸 끊임없이 배워야한다. (회사나 전공 관련 일이나 공부는 내가 잘하는 거고 새로운 걸 계속 배우면 더 재미있고 더 잘할 수 있고 더 인정도 받고 보상도 있는데).

내가 싫어하는 쇼핑의 연속. 이거 정말 이젠 아주 폭발할 정도. 

예를 들면, 유산균 하나 사는데 며칠씩 걸리니 짜증난다. 사려고 맘을 먹는다 > 약국에 갔더니 없다(그냥 추천해주는거 사려고 감) > 다시 맘을 먹고 시간이 되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뭘 살지 조사를 한다 > 살 사이트를 찾는다 > 사이트별로 포장이 다르네? 왜 다르지? 제품이 다른가? 배송방법이 다르네? 왜 다르지? 여기는 아이스팩 개수에 따라 배송비가 다르네? 별 말 없으면 아이스팩 포장을 안해주나? > 그걸 알아내면 배송비를 최저로 하려고 또 다른 물품을 검색해서 채운다 ㅠㅠ > 경우에 따라 국제배송을 하게 되면 사야지 필요를 느낄 때부터 물건을 받기까지 최소 한달은 걸리는 것 같고 그럼 또 계절이 바뀌거나 아이가 커서 필요한게 바뀌거나.. 

옷도 마찬가지. 사실 옷 구매가 제일 싫다. 인터넷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계절감과 사이즈. 오프라인은 종류가 적고 비쌈. 이걸 아이가 계속 크니 계속 해야한다. 

크게 틀린 건 아니지만 더 좋은 옵션도 나중에 발견할 때의 좌절감. 집앞에 보건소 분소가 있는데 그걸 모르고 멀리 있는 보건소에 예약을 잡았다. 

이런 생활정보며 아이 관련된 전시 건강 교육 옷 육아용품 책 장난감 등등 모든 걸 계속계속 업데이트해야한다. 3년전 첫째때 썼던 육아용품도 조금 트렌드(?)가 바뀐 부분도 있고 가격대가 달라진 것도. 

이런 일들이 가정주부의 생색이라고 느껴지는 건 싫다. 뭐랄까, 이혼을 했는데 남편이 그냥 인터넷으로 손쉽게 주문해놓고, 이거 어려운거 아닌데 우리 마누라는 왜이렇게 힘들어했을까 하면 괜시리 억울할 것 같다. 사실 이런 과정이 회사에서 일할 때도 통상적으로 진행되는 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뭐 시간이 걸려도 하는 일이고 내가 해야하는 일이니까 참는데, 아님 즐겁게 하는데, 이건 왜 즐겁지도 않고 수고롭게 느껴지고 하기도 싫을까? 내가 못해서 그런 것 같다. 내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. 생각을 바꿔야겠다.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고. 

하지만... 여전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게 싫다. 그래, 즉 비용대비 효율성이 너무 낮다. 진짜 너무 낮다. 예쁜 옷을 안사도 그만, 유산균 안먹어도 그만(배는 조금 아프고 조금 덜 건강하겠지만), 계절감이 틀려서 옷을 좀 춥게 입어도, 좀 덥게 입어도 죽는거 아니니 그만, 뭐 사람 사는게 다 그렇지 다 못하면 그만... 이런 것들이 인생을 구성한다고 생각하면 효율성이 낮은 일들에 가중치를 얼마나 주어야 하나란 질문이 다시 생긴다. 

베이비 토탈 쇼핑 서비스가 생겼음 좋겠다. 내가 해볼까? 이 스트레스를 견디며 둘을 키우는데 잘할 수 있을듯?